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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강사칼럼] 있을 때 잘해라! 시간은 내편이 아니다 (2)

2017년 08월 24일(목)
지현민 기자 news010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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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회 교수.jpg
▲ 김승회 한국건강가정진흥협회 대표
정 교수는 시간에 맞춰 약속 장소에 나갔다. 그런데 이상한 일이었다. 아내는 약속 시간이 30분이 지나도록 오지 않았다. 전화도 한 통 없었다.

2~3분 간격으로 핸드폰은 물론 집으로도 전화를 해댔다. 아내가 일하는 곳에서는 6시가 되자마자 총알보다 더 빠르게 나갔다고 했다. 

그렇게 한 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정 교수의 핸드폰이 울렸다. 정 교수는 아내일 거라는 반가운 마음에 얼른 핸드폰을 꺼냈다. 그러나 핸드폰 창에는 집 사람 번호 대신 낯선 번호가 떠 있었다. 웬 낯선 남자가 정영식 씨 맞냐고 묻더니 대한병원 응급실이라며 말했다.

“아내 분께서 횡단보도를 건너시다 무단 질주하던 차에 치여 중태…”

정 교수는 그 다음 말은 듣지 못했다. 아니 무슨 말인지 전혀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커다란 망치로 두들겨 맞은 것처럼 멍한 상태로 그렇게 한참 동안을 두 눈 멀쩡히 뜨고 서 있었다.

전혀 믿기지가 않았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고 들리지도 않으며 아무 생각도 떠오르지 않았다. 그렇게 온 몸이 방전된 것처럼 멍하게 서 있다 정신을 차리고 서둘러 택시를 탔다.

택시 안에서 “안 돼! 절대, 절대, 절대, 절대로 안 돼…”를 수 백 번도 더 외쳤다. 응급실에 도착했을 때 아내는 다행히 살아 있었다. 하지만 의식 불명인 상태였다. 정 교수는 절대 포기할 수 없다며 아내의 손을 꼭 잡고서 수 백 번, 아니 수 천 번도 더 속삭였다.

“정희씨, 일어나. 빨리 일어나서 교수 임용 축하해 줘야지. 빨리 일어나……”

그러나 아내는 식물인간 상태로 있었다. 하지만 가끔씩 의식이 돌아오려는 것 같았다.

그렇게 3일이 지나자 드디어 작은 기적이 일어났다. 아무런 반응이 없던 아내가 눈물을 흘리기 시작하며 정 교수의 두 손을 꼭 잡았다. 그러더니 정 교수 얼굴을 자기 두 손 가까이 오라고 했다. 그러고 나서 힘없는 두 손으로 하염없이 흐르는 눈물을 닦아 주며 힘들게 말했다.

“영식씨, 정말 축하해, 그런데 이렇게 좋은 날 왜 울어? 울지 마. 우리 정 교수님, 울지 마세요. 환하게 웃어보세요.”
  
이렇게 말하고 나서 거친 숨을 몰아쉬더니 다시 말했다.
 
“영식씨와 결혼해서 고생은 좀 했지만 행복했어. 그러나 이젠 같이 할 수 없을 것 같네. 나 먼저 하늘나라에 가 있을 테니 멋진 교수님 돼 내 몫까지 살고서 천천히 와. 영식씨, 나 사랑하지?”

이렇게 말하고는 숨이 가쁜지 한참 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그런 아내를 향해 정 교수가 말했다.

“그럼, 사랑하고말고. 그러니 어서 훌훌 털고 일어나. 벌떡 일어나서 날 축하해 줘야지, 무슨 소리야.”
 
정 교수 말을 듣고 난 아내가 미소를 띄며 말했다.
 
“내 부탁하나 들어줘. 영식씨 교수 되면 신혼여행 못간 대신 유럽 여행 같이 가고 싶었어. 나 죽더라도 꼭 한번 데려가 줘. 이탈리아, 파리, 스.. 스, 스으, 스우이……”

스위스란 말을 마치지 못하고 아내는 끝내 눈을 감고 말았다.

정 교수는 매년 2월이면 여행을 떠난다. 아내와 영혼 여행을 가기 위해서다. 여행 코스도 매년 똑같이 이탈리아, 프랑스, 스위스를 들른다.

비행기 좌석도 관광지 입장권도 두 장씩 끊는다. 물론 한 장은 아내 몫이다. 호텔 방도 언제나 트윈 롬을 예약한다. 여행지에서의 그런 모습에 의아해 하는 사람들을 향해 정 교수는 다음과 같은 당부를 하곤 한다.
 
“형편이 나아지면 잘해주겠단 생각부터 버리세요. 사랑이 유효 기간이 있는 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언제까지 기다려 주지도 않거든요. 그러니 아내나 남편이 지금 이 순간, 내 곁에 있을 때 잘 해주세요. 부부란 곁에 있을 때 서로에게 최선을 다하며 사는 게 가장 행복한 것이더라고요. 진정한 사랑은 힘들고 괴로워도 언제나 곁에 있어 주는 것이란 말이 그래서 생겼겠지요.”

“이 세상에서 가장 슬픈 사람이 누군지 아세요? 사랑하는 사람의 이름을 수 만 번 불러도 대답을 들을 수 없는 사람입니다. 맛있는 것도 사주고 경치 좋은 멋진 곳도 구경시켜주고 싶은 데 그 사람이 이 세상에 없는 사람입니다. 돈을 많이 벌어다 주는 게 전부가 아니에요. 저처럼 혼자 여행 와서 명품 백 사 들고 회한의 눈물을 흘리는 게 다 무슨 소용이 있겠어요.”
 
“나중에 돈 벌면 근사한 명품 백 사 주겠다는 다짐 대신 퇴근할 때 아내가 좋아하는 붕어 빵 한 봉지, 만두 한 봉지를 사 들고 가세요. 가장 후회가 되는 건 아내가 먹고 싶어 하던 군고구마를 끝내 사주지 못했다는 겁니다. 함박눈이 펑펑 내리는 날이었죠. 아내가 퇴근길에 군고구마 한 봉지만 사오라 그러더라고요. 눈 오는 나라 데이트 하며 같이 먹었거든요.  그런데 그만 논문 생각하느라 깜박 잊고 말았어요.”

“그 날 난 ‘군고구마 안 사왔어?’ 라며 실망하던 아내의 얼굴을 결혼 후 처음으로 봤어요. 당장 오던 길을 돌려 뛰어 갔죠. 눈길에 엎어지고 넘어지면서요. 그런데 군고구마 장사가 철수하더라고요. 오늘 눈이 내려서 그런지 일찍 다 팔렸다면서요.”
 
“아내가 내 곁을 떠난 이후, 눈 오는 날엔 전 꼭 군 구고마를 삽니다. 이 세상 부부들 중 가장 불행한 사람이 누군지 아세요? 단 하루도, 아니 단 1시간도 사랑하는 자신의 배우자를 위해 아무것도 해줄 수 없는 사람이에요. 아무리 잘 해주고 싶어도 그럴 수 없는 나 같은 사람 말이에요. 평생 후회하지 않으려면 아내나 남편이 곁에 있을 때 잘 해주세요. 저처럼 사랑하는 배우자에게 언제,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는 게 세상의 이치잖아요. 있을 때 잘해주는 게 남편, 아내로써의 본분을 다하는 것이거든요.”

그렇다. “다녀올게”, “나 친구랑 공연보고 올게” 하고 나갔던 남편과 아내, 자녀가 다시는 돌아오지 못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우리는 기억해야 한다.

오늘이 내 남편, 내 아내를 사랑할 수 있는 마지막 날일 수 있고, 오늘이 내가 그 사랑을 받는 마지막 날일 수도 있다. 그러니 있을 때 잘해야 한다. 시간은 결코 내 편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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