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화 칼럼]창조경제혁신센터를 혁신하라

이민화 대구경북과학기술원 석좌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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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화 대구경북과학기술원 석좌교수
기사입력 2015-08-23 [22:48]

이민화 대구경북과학기술원 석좌교수

 창조경제혁신센터(창조센터)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정부에서는 대한민국의 미래를 이끌 창조경제의 견인차로 홍보하나, 일각에서는 정권이 바뀌면 사라질 것이라는 우려를 하고 있다. 성공하는 사업은 반드시 다른 의견을 수용한다. 모든 사람이 지지하는 신규 사업은 대체로 실패로 끝난다. 용비어천가 식의 쏠림은 결국 사업을 망치는 원인이 돼 왔다는 역사적 교훈을 상기하자. 우려하는 의견은 한마디로 정체성과 지배구조의 문제로 지속가능성이 없다는 것으로 요약된다.

 우선, 정체성의 문제를 살펴보자. 이미 전국 18개 권역에서 테크노파크는 혁신 클러스터에 대한 총괄적인 업무를 수행한다는 명분으로 활동하고 있다. 기술혁신 관련 전문가의 대체적인 의견은 테크노파크의 역할에 대해 부정적이다. 엄청난 국가재정과 지방재정이 투입된 테크노파크의 성과와 국비가 투입되지 않은 구로 금천의 지밸리(G Valley)의 성과는 비교조차 하기 어렵다. 그런데 지금의 창조센터는 부진한 테크노파크의 재판이라는 우려가 있다. 또한 창조센터가 내세우는 벤처 창업 지원은 280개 가까운 창업보육센터, 무한상상실 및 수많은 민간 액셀러레이터와 역할이 중복되고 있다. 심지어 창조센터와 액셀러레이터의 센터장 간에는 서로 경쟁자로 인식하는 사례도 다수다. 이미 민간 차원에서 성공적으로 수행하는 영역에 공공의 자원이 투입되면 시장 황폐화 현상이 초래된다는 사례와 연구결과도 많지 않은가.

 다음으로, 지배구조의 문제를 보자. 전 세계적으로 성공적인 혁신센터는 예외없이 기업가정신이 발현된다는 특징을 갖고 있다. 미국에서도 지원을 하는 공공 보육센터는 부진한 반면 경쟁을 하는 민간 액셀러레이터는 번창하고 있다. 그 근본 이유가 바로 기업가정신 때문이다. 개별적으로 재단법인화된 창조센터들은 대기업과 중앙정부와 지방정부라는 세 군데에 보고해야 한다. 무엇보다 지배구조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기업가정신이 발현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자율 운영하에 사후 평가해야 할 것이다.

 창조센터 정체성의 핵심은 대기업의 참여일 것이다. 그러나 이미 기존의 테크노파크, 보육센터, 무한상상실, 액셀러레이터와 중복되는 역할에 집중하는 것은 정체성에 의문을 던지게 된다. 그렇다고 권역별로 이미 활동하고 있는 테크노파크와 중복된 역할도 창조센터의 역할은 아니라고 보인다.

 그래서 창조센터의 바람직한 역할로 대기업과 벤처의 개방혁신 장터를 제시하고자 한다. 즉 중복성이 높은 창업 지원은 권역의 다른 기관과 협력하고, 사업화에 성공한 벤처와 대기업 간의 다양한 협력을 중개하는 역할에 집중하는 것이다. 벤처기업은 대기업과의 거래 창구를 트는 것 자체가 거대한 진입장벽이다. 기술거래, 공동연구, 시장개척, 기업 인수합병(M&A) 등 다양한 형태의 개방혁신의 장을 만드는 데서 정체성을 구축하라는 것이다.

 창조경제는 벤처의 혁신과 대기업의 효율의 선순환으로 성공할 수 있다. 창조경제의 1차 관문인 창업활성화는 창업자 연대보증 해소, 공인인증서 개혁, 크라우드 펀딩, 기술 금융, 코스닥 분리와 각종 창업지원 정책으로 성공하고 있다. 또한 대기업과 벤처의 개방협력이 도전 과제다. 대한민국 산업 생태계에 빠진 연결고리다. 두 번째 창조경제 관문 돌파의 역할에 창조센터가 집중해 달라는 주문이다. 

 개방혁신의 활성화를 위해 국가 전체의 혁신거래가 통합될 수 있는 온라인 개방혁신 장터가 필요하다. 온라인 기반의 전국 개방혁신 장터가 거래 상대를 탐색 연결하고 권역별 오프라인 기반의 창조센터가 대면상담을 진행하는 개방혁신이 한국 경제가 도약하는 대안이 될 것이다. 이 과정에서 지원이라는 개념은 최소화하고 공정거래라는 개념을 극대화해야 할 것이다. 정당한 공정경쟁과 거래가 창조경제를 지속가능하게 할 것이다. 지원에서 거래로 갈 때 대기업이 형식적 참여를 넘은 진정성을 발휘할 것이기 때문이다.

(세계일보 2015년 8월 9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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