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반도체강국' 단잠에 취한 우리 깨웠다"

'노화욱 반도체산업구조선진화연구회 회장 인터뷰', 머니투데이 기사 전재

가 -가 +

충북넷
기사입력 2020-06-27 [12:23]

머니투데이는 27일 "일본이 반도체·디스플레이 핵심재료를 무기화하면서 기습적인 수출규제를 단행한 지 1년이 됐다"며 지난 1년의 성과와 한계를 되짚고 향후 대책을 모색해 보는 기사로 노화욱 반도체산업구조선진화연구회장과의 인터뷰를 실었다.

 

이에 충북넷은 머니투데이의 [日 수출규제 1년]과 관련한 노화욱 반도체산업구조선진화연구회장과의 인터뷰 내용을 전재한다.

 

<다음은 머니투데이 기사>

 

"아베는 잠자고 있는 우리를 깨운 스승입니다."

 

노화욱 반도체산업구조선진화연구회 회장(전 하이닉스반도체 전무·극동대 석좌교수)은 아베가 한국 반도체 산업을 바꿨다고 단언했다.

 

노 회장은 지난 26일 머니투데이와 인터뷰에서 "아베 정부의 공격으로 1년 전 촉발된 반도체 수출규제는 '메모리 강국'이란 단잠에 취해있던 우리 기업, 정부, 국민들을 모두 변화시켰다"며 이같이 말했다.

 

노 회장은 "진정한 스승은 천사의 얼굴로 다가오는 것이 아니며 때론 전쟁의 적장이나 역병의 모습으로 오기도 한다"며 "우리 반도체 산업에 일본이 공격할 급소가 얼마든지 있다는 것을 직시하고, 그로 인해 국산화의 중요성을 깨달은 것은 큰 교훈"이라고 말했다.

 

노 회장은 2018년 말 발족한 반도체산업구조선진화연구회 수장을 맡아 '세계 반도체 1위 국가'라는 간판에 가려져 있는 후진적 소재·장비·부품산업 육성과 반도체 산업의 건강한 생태계 조성을 강조해왔다. 그는 이런 측면에서 아베 정부 덕분에 지난 1년간 반도체 산업에 실질적 변화가 이뤄졌다고 평가했다.

 

노 회장은 "반도체 대기업들이 공장 가동 중단이라는 절체절명의 위험에 직면하면서 상당한 변화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소·부·장 업체들이 삼성·SK하이닉스로부터 새로운 기술 개발 제의나 제품 테스트 요청을 받는 사례가 늘어나는 등 구체적 변화가 나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1년간 한국 반도체 산업이 일본 수출규제에 잘 대응했다는 평가도 내렸다. 노 회장은 "지난 1년간 삼성과 SK는 뛰어난 위기관리 능력을 발휘했다"며 "30년 넘게 아무 비판 없이 일본에 소재·부품·장비를 90% 이상 의존해왔는데, 이젠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혁신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노 회장은 정부에게도 후한 점수를 줬다. 그는 "소·부·장 업체들을 조사해보면 정부 정책이 피부에 와닿고, 실제 기회도 많아졌다는 평을 듣는다"며 "2년 후에는 더 구체적인 정책 성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밝혔다.

 

노화욱 반도체산업구조선진화연구회장이 26일 머니투데이와 만나 일본 수출규제 1년 평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김휘선 기자

 

 

그러 소·부·장 공급망 다변화나 국산화는 결코 만만히 볼 과제가 아니다. 노 회장은 당장 일본의 추가 수출 규제 가능성이 충분하므로 절대 경계를 풀어선 안된다고 주문했다.

 

노 회장은 "일본이 지난해 내놓은 불화수소, 포토레지스트, 플루오린 폴리이미드 3종 규제는 극히 일부에 그친다"며 "반도체 소재·부품·장비 분야의 급소가 너무 많다"고 경고했다.

 

특히 장비 분야의 자립은 시급하다. 그는 "소재·부품과 달리 장비는 반도체 투자금액에서 70~80%를 차지한다"며 "그마저 일본·미국에 크게 의존해 향후 상대국이 무기화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그는 "장비 국산화가 까다롭고 긴 시간이 걸리지만 반드시 해내야 한다"고 덧붙였다.

 

아베 일본 정부가 지난해 7월 감행한 대 한국 수출규제는 결코 한국 기업에만 타격이 있는 것은 아니다. 일본 기업도 적지 않은 악영향을 받고 있고, 일본 내부에서도 비판 목소리가 나온다. 하지만 한일 갈등이 지속되는 한 아베 정부가 이를 취소할 가능성은 낮다.

 

노 회장은 "애초에 일본이 정치적 목적을 갖고 우리 경제의 급소를 건드린 것"이라며 "정치적 목적을 달성하지 못했기 때문에 경제적 실패와 무관하게 규제를 더 강화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그는 "결국 제품기술력과 가격경쟁력으로 승부가 나기 때문에 한국 소·부·장 업체가 혁신을 통해 경쟁력을 갖추지 못하면 과거로 돌아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노 회장은 한국 소·부·장 업체가 경쟁력을 갖추려면 국내 대기업과 거래하는 동시에 자유로운 해외 진출을 할 수 있게 정부가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정부가 예산을 투입해 소·부·장 업체들이 기술개발을 해도 삼성·SK가 사주지 않으면 사장된다"며 "국내 시장은 규모가 작으므로 전 세계의 다양한 밸류체인에서 소·부·장 기업들이 기회를 잡도록 도와줘야 한다"고 밝혔다.

노화욱 반도체산업구조선진화연구회장이 26일 머니투데이와 만나 일본 수출규제 1년 평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김휘선 기자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톡 카카오스토리 band naver URL복사
URL 복사
x

PC버전 맨위로 갱신

Copyright ⓒ 충북넷.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