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진천 은탄리 불당산→악취산!?

축산분뇨폐기물 불법매립 적발, 주민들 분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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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홍지 기자
기사입력 2020-10-15 [18:29]

▲ 굴삭기로 판곳에서 심한 악취가 풍기고 있다. /2020.10.15     ©오홍지 기자

 

[충북넷=오홍지 기자] 15일 이른 오전 선선한 가을 날씨 속 돌길따라 오른 진천군 문백면 은탄리 산 94번지 불당산 특정 일대에 주민들이 모여 술렁이고 있었다.

 

60~70대로 보이는 어르신 10여 명이 모여 땅을 이리저리 손짓하며, 파헤치기를 원하는 듯했다.

 

도착 후 주변을 둘러보니 굴삭기 한대가 들어서고, 곧이어 땅을 파헤치기 시작하자 심한 악취가 풍겨나왔다. 두~세 번을 그렇게 더하자 불법매립된 축산분뇨폐기물(가칭) 이 보이기 시작했다. 굴삭기로 들어올리자 악취는 더욱 심해졌다.

 

사실 이 곳은 수년전 땅속에서 침출수가 흘러나와 인근 은성마을 소류지를 오염시켜 주민들에게 피해를 준 장소다. 당시, 웅덩이에서는 붉은 적갈색의 오수가 고여 심한 악취를 풍겼다. 흙더미에서 음식물 썩는 것 같은 악취도 동반했다는 게 주민 설명이다.

 

마을 주민 A 씨는 “이 쓰레기 불법 투기로 주민들은 한여름에도 해충인 파리와 악취로 창문을 열지 못하는 고통을 당하고 있다”면서 “산 아래 농업용수를 공급하는 은성소류지가 핏빛으로 물들면서 바닥 침전물이 흘러들어 악취로 뒤덮였다”고 성토했다.

 

이 사태로 “이 소류지는 인근 논이나 밭에 농업용수를 공급하는 곳으로 쓰레기 불법 투기 전에는 가재를 비롯한 1급수에 사는 물고기들이 많이 서식하던 곳인데, 현재는 송사리 한 마리 살지 않는 죽음의 연못으로 변했다”며 연신 하소연했다.

 

또 다른 마을 주민은 “이 물로 지난해 농사를 지은 농산물(벼, 고구마, 고추 등)은 거의 다 버렸다”고 거들었다.

 

▲ 심한 악취의 원인인 불법 매립된 축산분뇨폐기물. 2020.10.15  © 오홍지 기자


정광훈 주민대책위원장도 이날 현장을 둘러보며 “익명의 제보를 받았었다. 이 축산 폐기물을 발견한 지가 3년 됐는데, 작년에 침출수가 나와 굴삭기로 파다가 실패했다”며 “이 침출수가 수계를 따라 은성마을 소류지를 오염시키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식수원인 지하수까지 모두 오염시켰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진천군에서 상수도를 연결해 식수는 해결됐지만, 우리 후손들에게 물려줘야 할 강산이 모두 오염됐는데. 군에 정확한 해결책을 요구했지만 아직 별다른 대응이 없다”며 성토했다.

 

정 위원장은 “3년에 걸쳐 군에 수십 차례 해결책을 제시해 달라고 주민들이 요구했지만, 당시에만(군에서) 검토한다는 말로 현장을 모면하고, 지금까지 대책다운 대책을 내놓지 않고 임시방편으로 때워 넘기고 있다”며 비난을 늘어놨다.

 

계속해 심해진 악취로 인해 굴삭기 작업을 보고 있던 마을 주민들이 하나, 둘 뒤로 물러나며, 연신 인상을 찌푸렸다. 코로나 19 여파로 모두 다 마스크를 쓰고 있는 것을 고려하더라도 코를 찌르는 악취는 그만큼 참기 힘들었다.

 

굴삭기가 이곳저곳을 파헤쳐도 축산분뇨폐기물(가칭)과 함께 악취는 주변을 한가득 매웠다. 마을 주민은 “돼지 사체도 묻혀 있을 것”이라며 귀띔하기도 했다.

 

특히, 주민들은 “군에서 제대로 일 처리를 하지 못해 현재와 같은 일이 벌어졌다”며 원성을 내기도 했다.

 

굴삭기가 한창 폐기물을 파헤치는 와중 진천군에서 현장·점검을 위해 방문했다. 이 관계자는 “현재 불법 매립된 폐기물 종류가 무엇인지 모르겠지만, 주민들이 주장하는 축산 분뇨와 음식물 쓰레기인 것으로 보인다. 바로 앞에 적치됐던 음식물 쓰레기와는 종류가 다르다”면서 “내부적으로 검토해 파악되면 행위자에 대한 수사를 의뢰할 것”이라고 말했다.

 

은성마을 이장 김성범 씨는 ”참 뭐라 할말이 없다. 이번에 발굴된 폐기물을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눈앞이 캄캄하다”면서 ”군에서 빠른 조치를 해 주민들의 피해를 줄여 줬으면 한다”고 군에 요구했다.

 

▲ 땅에 묻혀진 축산분뇨폐기물이 층마다 보이고 있다. /2020.10.15  © 오홍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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