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유공자 희생과 헌신의 정신을 전하는데 최선 다할 것”

주영생 국립괴산호국원 3대 원장
품격있는 최고의 국립묘지 만들 것 ‘강조’
군과 협업, 호국정원사업 추진… 참배객 자연스러운 방문 ‘유도’
국립묘지 최초 1묘지 자연장 조성… 유가족 선택의 폭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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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홍지 기자
기사입력 2021-03-24 [10:31]

지난 1월 25일 국립괴산호국원에 주영생 3대 원장이 취임했다. 무주군 출생인 주영생 원장은 1985년 7월 공직 생활을 시작으로 대전지방보훈청, 국립대전현충원, 국립서울현충원, 국가보훈처 보훈심사위원회, 전북동부보훈지청장을 역임했다. 그는 취임하면서, 호국원을 ‘품격있는 최고의 국립묘지’로 내걸며, “최고의 국립묘지로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직원들은 유공자의 마지막 예우와 유가족의 편의 제공을 위해 맡은 바 소임을 다해 주길 바란다”고 전했다. 최근 취임한 주영생 원장을 만나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들어봤다. - 편집자 주

 

▲ 주영생 국립괴산호국원장.  © 오홍지 기자


#. 3대 괴산호국원장으로 부임 한 소감과 앞으로 계획이 있다면.

☞ 2019년 10월 국립괴산호국원이 개원한 이래 제가 3번째 호국원장으로 올해 1월 25일에 부임하게 돼 매우 뜻 깊게 생각하며, 한편으로는 걱정이 되기도 합니다. 업무를 수행한지 이제 한 달이 지나가고 있습니다만, 국립이천호국원 만장으로 인해 수년간 이장 대기 중이던 유가족이 개원 초기에 한꺼번에 몰리고 작년 윤달기간 중 안장 급증으로 연일 비상 상황의 연속으로 돌아볼 여유가 부족했습니다. 지금은 쉼 없이 일하며 안장 등 업무에 지친 직원의 재충전 시간을 갖고 사기를 높이면서, 호국원 조성 초기에 발생한 시설물 하자를 보수하고 필요한 설비를 보강하는 등 인적·물적 체제 안정화에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곳 국립묘지는 참배객뿐만 아니라 일반시민들도 방문하는 역사와 문화가 공존하는 공간이며, 안장되신 유공자의 희생과 헌신을 기리고 후손에게 계승하는 추모와 소통의 공간이기도 합니다. 전에 서울현충원에서 1년간 현충과장 근무 경험을 바탕으로 코로나 19라는 위기에 대응하며 이러한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 나가겠으니 관심과 협조 부탁드립니다.

 

#. 국립괴산호국원에는 몇 분 정도 안장돼 있는지와 앞으로 몇 분 정도나 모실 수 있는지.

☞ 국립괴산호국원은 27만여 평의 부지 내 현재 조성된 1묘역에 2만여 유공자를 모실 수 있는 시설을 갖추고 있습니다. 개원 후 약 17개월 동안 유공자 9782분이 안장되셨고, 배우자 3026분을 포함하면 총 1만2808분이 안장돼 계십니다. 조성된 1묘역 봉안담의 안장능력이 2만여 위인데, 이 중 절반 정도가 모셔져 있습니다. 앞으로 2묘역(약 2만기) 조기 조성을 위한 공사를 추진하고, 이어서 제3묘역을 순차적으로 확충함으로써 총 10만여 유공자를 모실 수 있는 전국 최대 규모의 호국원으로 운영할 예정입니다.

 

#. 현재 신규 이장 신청을 중단했는데, 그 배경과 상황에 대해 설명해 달라.

☞ 괴산호국원 조성(2012~2019) 당시 예측하지 못했던 이천호국원 만장(2017년)에 따라 수도권 이장수요 폭증으로 안장능력이 조기 소진됐습니다. 안장현황을 살펴보면, 하루 평균 20위로 타 호국원 대비 5.5배이며, 지역별 현황은 수도권이 큰 비중을 차지(서울‧경기 77%, 충청 20%, 기타 3%)하며, 이천호국원 확충 완료(2024년)까지 수요는 지속 예상 될 것입니다. 이런 추세대로 안(이)장(월 600기)을 실시할 경우 내년 4월 만장될 것으로 예상돼 2묘역 확충이 완료되는 오는 2023년 8월까지 16개월간 안장공백의 혼란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부득이하게 지난 1월 25일 이장중단을 결정하게 됐습니다. 이에 따라 블로그와 홈페이지, 보훈관서와 상담센터 등에 지난 1월 11일에 사전 안내를 했으나 관련된 모든 분들에게 일일이 알리지 못한 점 이해와 협조바랍니다. 유가족 분들께 부탁드리고 싶은 말은 안장(장례 후 발인)과 기존(2021년 1월 24일 이전)에 신청해 승인받은 이장은 가능합니다. 이장 재개할 때까지 기다리지 못해 이장을 하셔야 할 유가족 분들은 다른 호국원으로의 이장을 검토하셔야 하며, 한 번 국립묘지에 안장되시면 다른 호국원으로의 이장은 불가하다는 점을 유념하시기 바랍니다. 2묘역의 완공시점과 1묘역 안장 상황을 종합 검토해 오는 2023년도 내 최대한 빨리 이장 신청 재개시점을 결정하도록 하겠습니다.

 

▲ 주영생 원장이 설명하고 있다.  © 오홍지 기자


#. 국립괴산호국원의 특별한 서비스가 있다고 하는데, 어떤 서비스인지 설명해 달라.

☞ 아무래도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로 호국원에 안장되신 부모님을 자주 찾아뵙고 싶지만 그러지 못하는 유가족 분들을 위해 우리 호국원의 특색에 맞는 감동 특화사업(하늘편지 시리즈)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첫 번째 하늘편지는 유가족께서 부모님께 전하고 싶은 마음을 편지에 담아 우리 원 홈페이지에 올리면 의전단원이 격식 있는 의식과 함께 정성스럽게 읽어드리고, 그 모습을 영상으로 제작해 유가족에게 전송해 드리는 서비스입니다. 현재 58건 영상편지를 전달했습니다. 두 번째 하늘편지는 유가족의 입장에서 편지를 작성하고 영상 제작, 유가족에게 전송하는 서비스입니다. (9건 편지 전달) 세 번째 하늘편지는 유공자의 생생한 경험담 전달을 통해 유가족에게 자긍심을 고취할 수 있도록 유공자의 생전 영상을 촬영해 사후 합동안장식에 상영함으로써 고인을 추모하고, 예우하기 위한 것입니다. (현재 13명 선정,  2명 영상 편집 완료) 위 서비스를 통해 영상을 받은 유가족들이 진심으로 고마워 하셔서 가슴 뭉클하면서도 뿌듯합니다. 처음에는 한시적으로 실시하려 했으나, 코로나19 상황이 장기화 되고 반응이 좋아 시리즈를 추가했으며 당분간 지속해서 추진할 계획입니다. 제작된 영상은 유가족의 동의를 얻어 국립괴산호국원 홈페이지와 블로그에 게시하고 있으니, 구독자분들도 직접 보실 수 있습니다. 앞으로도 코로나19로 방문 참배가 어려운 유가족을 위로하고 유공자에 대한 최고의 예우 실현을 위해 다양한 사업을 발굴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 국립묘지 최초로 자연장을 개장 운영하고 있는데, 반응은.

☞ 국립묘지 최초로 1묘역에 자연장(형태 : 잔디장, 안장능력: 1000여 위)을 조성했으며, 여러 예상되는 문제점 등을 보완해 지난해 12월 7일 안장을 개시함으로써 유가족에게 선택의 폭을 확대했습니다. 봉안담과 다른 특징으로는 자연장용 유골함은 천연소재를 사용해 생화학적으로 빠르게 분해되며, 안치된 땅위에 개별적 묘비는 설치하지 않고 자연장 앞에 설치한 공동표지석에 고인의 개인식별표(계급, 성명, 출생· 사망년월일, 가족사항)를 부착합니다. (1기당 안장면적: 0.28㎡, 70cm×40cm) 평소 자연장 문의가 많아 수요가 많을 것으로 예상했으나, 실제 안장은 많지 않은 편이며, 안장 승인자 중 자연장 희망 유가족이 정해진 날에 영현을 모시고 오시면 자연장에 안치할 수 있으며, 이는 봉안담과 마찬가지로 보유된 자연장이 만장 될 때까지 가능합니다. 자연장에 대한 문의 급증과 착오를 방지하기 위해 설명 자료를 단계별로 영상 제작해 신청시스템과 블로그·홈페이지에 게시함으로써 전화문의를 경감하고, 유가족의 이해도 증진에 노력하고 있습니다.

 

#. 괴산군에서 호국원 앞에 호국공원 조성사업을 준비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어떻게 진행 되고 있는지.

☞ 국립묘지는 국가를 위해 희생하고 헌신하신 국가유공자를 안장하는 것을 기본으로 하지만 안장되신 국가유공자의 공훈을 널리 알리는 업무도 상당히 중요한 업무 중 하나입니다. 이는 일반국민들이 자연스럽게 찾아올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져야만 가능한 일이기도 합니다. 이에 국립괴산호국원은 괴산군과 협업하여 호국원 일부 부지를 포함해 군민 외에도 전 국민이 찾아오도록 하는 호국정원사업[총 사업비 100억 원(국비 20, 도비 55, 군비 25)]을 추진 중이며, 사업기간은 2021년~2024년까지 총 4년여 동안 진행될 예정입니다. 국가를 위해 희생․헌신하신 국가유공자를 기억하고, 추모하며 그들의 희생과 헌신을 통해 이룩된 대한민국을 살고 있는 우리 후손들의 지속가능한 여정을 주제로 총 6개의 소주제(치유, 사색, 공생, 평화, 감사, 희망)를 정해 각 특성에 맞는 정원을 조성할 계획입니다. 사업 면적은 총 33ha로 호국원 내 3ha는 우리 호국원에서, 호국원 내·외 30ha는 괴산군에서 역할을 분담해 정원을 조성하게 되며, 메모리얼 브릿지, 느티나무 동산, 야외 잔디광장, 유리온실, 호국카페, 각종 조형물 설치, 무궁화 동산 등 괴산호국원과 괴산군이 서로 협력해 아름답고 멋진 정원을 조성할 계획입니다. 여기에 참배객들을 비롯한 지역 주민들의 휴식과 산책 공간으로 활용될 호국원둘레길 조성도 추진 중에 있는데요. 현재 괴산군 산림녹지과에서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사업입니다. 호국원 주변의 완만한 능선을 따라 둘레길을 조성하기 위한 설계 용역이 진행 중에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둘레길은 올해 상반기 중으로 착공될 예정으로 둘레길이 완성되면 호국원을 찾는 참배객들과 지역주민들이 완만한 능선을 따라 호국원을 내려다보며 편하게 거닐 수 있는 괴산지역의 대표 명소가 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 카메라에 비친 주영생 원장.  © 오홍지 기자


#. 마무리 한 말씀.

☞ 국립괴산호국원은 국립묘지인가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지리적으로 산새가 아름다운 곳입니다. 이 곳에 영면하신 유공자께는 평안한 휴식의 장소이기도 하지만, 많은 유가족들에게는 가족과의 추억을 회상할 수 있는 장소이기도 합니다. 나아가 충북의 도민들과 국민들에게는 자연속 공원이자 현재의 우리를 있게 한 호국영웅의 숨결을 느낄 수 있는 살아있는 교과서와 같은 곳입니다. 현재는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온라인 행사 위주로 하고 있으나, 코로나19가 진정되면 지역민(주민, 학생, 군인 등)이 함께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선양행사를 통해 테마공원으로서의 국립묘지로 조성할 계획입니다. 사람은 세 번을 만나면 관심이 생기고, 다섯 번을 만나면 마음을 열고, 일곱 번을 만나면 친밀감이 생긴다고 합니다. 좋은 사람으로 만나 착한사람으로 헤어져야 그리운 사람이 된다고 합니다.  항상 직원들과 소통하고 화합하면서 즐거운 마음으로 출근하고 싶은 직장분위기 조성에 노력할 것이며, 국가를 위해 희생․헌신하신 국가유공자에게는 최고의 예우를 다하고, 유가족에게는 진심어린 위로를 건네며, 국민들에게는 국가유공자의 희생과 헌신의 정신을 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국립괴산호국원 드론 전경.  © 오홍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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